나의 이야기

슬픈 웃음

이충주 2019. 4. 29. 10:03

슬픈 웃음


김지훈


12년 된 낡은 교복을

내게 물려 주었을 때

어머니는 웃었다


점 하나 안 보이는컴컴한 밤에

술 한잔 못드시는 어머니는 술병을 드시고

소리 없이 울었다


압류 딱지가 선명하게 컴퓨터에 붙었을때

가난을 벗어나고 싶어 딱지를 긁었다

어머니는 웃었다


모두가 잠든 칠흙 같은 밤에

어머니는 어머니에게 전화해 아무 말도 안했다

다만 소리내어 서럽게 울었다


다시 그날로 돌아간다면

가난해도 좋으니

우리 어머니 제가 꼭 안아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