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책소개(우연의 설계)

이충주 2019. 10. 29. 10:38

우연의 설계(CHANCE the science and secrets of Luck Randomness and Probaility

 

 

저자 : 뉴 사이언티스트 (기획)는 1956년부터 영국에서 발행된 과학주간지. ‘과학적 발견이 미치는 산업적, 상업적, 사회적 영향에 관심 있는 모든 독자를 위해’라는 기치 아래 과학과 철학 분야를 아우르는 뉴스와 논평을 다루고 있다.

인류의 과학적 노력을 탐구하고 해석하면서 왜 발전이 중요한지 그리고 과학의 사회적, 문화적 맥락이 왜 중요한지 전하려 한다. 세계적으로 300만 명이 넘는 독자가 있으며 2013년에는 영국 최고의 미디어를 가리는 PPA상(PPA Awards)의 후보로 선정되었다.


저자 : 마이클 브룩스는 난해한 과학 연구와 발견들을 일반인들에게 쉽게 전하기 위해 글을 쓰는 기자이자 작가.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고 〈뉴 사이언티스트〉의 편집자를 거쳐 자문위원으로 있다. 〈가디언〉, 〈인디펜던트〉, 〈옵서버〉 등 여러 신문과 잡지에 기고하며 활발한 강연과 방송활동을 펼치고 있다. 베스트셀러 《이해되지 않는 13가지 일들13 Things That Don't Make Sense》 등을 집필했다. 역자 : 김성훈 역자 김성훈은 치과의사의 길을 걷다가 번역의 길로 방향을 튼 엉뚱한 번역가.

 

 

 

 

 

목차

서문 1장 존재 자체가 크나큰 행운:

빅뱅에서 인류의 탄생으로 이어진 우연한 사건들

로또 맞은 우주 - 스티븐 배터스비, 데이비드 시가

생명의 알고리즘 -폴 데이비스

기적적인 합병 -닉 레인

종의 우연한 탄생 -밥 홈즈

당신은 행운아! -클레어 윌슨

2장 우연이 뇌에 미치는 영향: 당신이 진실을 다루지 못하는 이유

 세상에 이런 기막힌 우연이! - 이언 스튜어트, 잭 코언

행운의 조건 리처드 와이즈먼

가위바위보! - 마이클 브룩스

딜러를 이겨라 - 헬렌 톰슨

행운의 여신을 내 편으로 만드는 법 - 밥 홈즈

3장 우연과 수학: 기이하기 짝이 없는 우연의 수학 내가 아는 우연,

 내가 모르는 우연 - 이언 스튜어트

우연인 듯 우연 아닌 일 - 로버트 매슈스

셜록도 때로는 함정에 빠진다 - 앤절라 사이니

불확실성에 접근하는 2가지 방식 - 레지나 누조

 알면서 모르는 것 - 그레고리 카이틴

 4장 나의 우주, 나의 법칙: 철학적 막간

 내 결정의 책임자는 누구 - 블라트코 베드럴

 정해지지 않은 미래 - 폴 데이비스

신이 주사위 놀이를 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 마크 뷰캐넌

5장 생물학의 카지노: 자연계에서의 우연

생명이 통과하는 우연의 문 - 밥 홈즈

무작위성이라는 방탄복 - 헨리 니콜스

의도된 잡음 - 로라 스피니

변덕쟁이 유인원 - 딜런 에번스

 6장 우연을 활용하기

진정한 무작위성 발생기를 찾아서 - 마이클 브룩스

행운의 뜀뛰기, 레비 플라이트 - 케이트 레빌리어스

우연과 인공지능 - 아닐 아난타스와미 파워 오브 원 - 로버트 매슈스

길을 잃어보는 것도 좋아 - 카트린 드 랑즈

 

책 속으로

요행의 목록에서 다음에 등장하는 항목은 바로 달의 형성이다. 달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유아기 지구가 자리 잡고 있던 당시의 태양계가 대단히 불안정한 환경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의 태양계는 불규칙한 궤도로 어지럽게 날아다니는 바윗덩어리들로 가득했다.

약 45억 년 전에 이 바윗덩어리들 중에서 화성 크기쯤 되는 것 하나가 지구로 날아들었다. 그 결과 지구와 이 바윗덩어리를 구성하고 있던 성분이 전체적으로 뒤섞이며 재배치되었다. 날아온 바윗덩어리의 일부는 지구에 달라붙었지만, 그 나머지는 충돌 과정에서 지구로부터 떨어져 나온 일부 물질과 함께 궤도로 솟구쳐 오른 것이다. 이렇게 해서 달이 만들어졌다. -20쪽


일단 단순한 생명체가 등장하고 나면, 조건만 적당히 주어지면 차츰 더욱 복잡한 형태로 진화한다고 가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지구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단순 세포가 처음 등장한 이후 복잡한 생명체로 진화하기까지는 엄청나게 긴 공백이 있었다. 거의 지구 수명의 절반에 가까운 시간이다. 더군다나 40억 년에 이르는 진화의 역사 중 단순한 생명체에서 복잡한 생명체로의 진화는 딱 한 번밖에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것은 충격적일 정도로 진귀한 예외적 사건이다. 이는 이러한 진화가 대단히 기이한 사건이었음을 암시하고 있다. -42쪽 과학계에 찾아든 행운의 사례가 이것만은 아니다. 미국 회사 레이시언(Raytheon)의 공학자 퍼시 스펜서(Percy Spencer)는 1945년에 레이더 장비를 가지고 연구하다가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초코바가 녹아내린 것을 발견했다.


이 발견 덕분에 2년 후에 레이시언은 최초의 전자레인지 상품을 세상에 내놓게 된다. 1976년에는 화학자 샤쉬스칸트 파드니스(Shashikant Phadnis)가 상사로부터 살충제 후보감으로 연구 중이던 염소처리한 당분(chlorinated sugar)을 테스트해보라는 얘기를 듣는다. 그런데 영어가 서툴렀던 파드니스는 ‘테스트(test)’하라는 말을 ‘테이스트(taste)’, 즉 맛을 보라는 얘기로 잘못 알아들었다. 자칫 치명적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는 실수였다. 그런데 막상 맛을 보니 엄청나게 달았다. 이것이 요즘 흔히 사용되는 감미료 ‘수크랄로스’의 효시다. 원래 비아그라는 심장질환 치료제를 만들려다 실패한 약이었다. 그런데 누군가가 대단히 흥미롭고 놀라운 부작용을 발견하는 바람에 히트를 친 것이다. -118쪽


카오스는 분명 물리법칙과 우연의 법칙을 이어줄 다리를 우리에게 제공한다. 어찌 보면 양자론의 경우를 제외한 우연, 혹은 무작위 사건은 항상 세부사항에 대한 무지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브라운 운동이 무작위로 보이는 이유는 그 막대한 자유도를 우리가 자발적으로 간과해버린 탓인 반면, 결정론적 카오스(deterministic chaos)가 무작위로 보이는 이유는 자유도가 몇에 불과하다고 해도 그 극도로 미세한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가 필연적으로 무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브라운 운동의 카오스가 복잡한 이유는 분자의 난타 과정 자체가 복잡하기 때문이지만 구면진자의 운동 같은 경우는 계 자체는 대단히 단순함에도 복잡한 운동을 보인다. 따라서 복잡한 행동이 나온다고 해서 반드시 복잡한 힘이나 법칙이 작용했다고 볼 수는 없다. 카오스 연구는 무계획적이고 변덕스러운 행동을 보이는 물리세계의 복잡성과 그를 뒷받침하는 자연법칙의 질서정연함과 단순성을 조화시키는 것이 가능함을 밝혀주었다. -194쪽


 이런 행동은 오랫동안 무시되었지만 이제는 연구자들도 우리가 아주 무작위적인 방식으로 행동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런 행동이 전혀 무의미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예측 불가능한 행동은 자신의 라이벌에게 정보를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진화한 방법인지도 모른다. 갑자기 기분이 바뀐다거나 하는 인간의 이상하기 그지없는 행동들을 이것으로 설명할 수 있을지 모른다. 또한 인간 지능의 진화를 이해하는 데에도 이것이 완전히 새로운 차원을 열어젖혀준다. 놀랍게도 우리가 변덕스러움에 대해 고도의 감각을 발달시킨 것이 어쩌면 사바나의 삶에 적응되어 있던 유인원으로 하여금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 벽화를 그리고, 우주왕복선을 설계하고, 광고 문구를 탄생시키도록 만들어준 자극제가 되어주었는지도 모른다. -242~24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