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여섯번째 대멸종)
여섯 번째 대멸종
저자
엘리자베스 콜버트는 뉴요커 The New Yorker의 전속기자이며 『지구재앙보고서:지구 기후 변화와 온난화의 과거 현재 미래』의 저자다.
역자
이혜리 역자 이혜리는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번역학과에 재학 중이며 프리랜스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인간이 저지른 일로 소중한 생명을 빼앗긴 모든 생물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목차
PROLOGUE
Chapter1 여섯 번째 멸종
Chapter2 마스토돈의 어금니
Chapter3 오리지널 펭귄
Chapter4 암모나이트의 운명
Chapter5 인류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Chapter6 우리를 둘러싼 바다
Chapter7 낮아지는 산성도
Chapter8 숲과 나무들
Chapter9 마른 땅의 섬들
Chapter10 새로운 판게아
Chapter11 초음파검사를 받는 코뿔소
Chapter12 광기 유전자
Chapter13 날개 달린 생물
책 속으로
고대에 일어났던 다섯 번의 사건은 ‘5대大멸종’이라는 하나의 범주를 만들 만큼 심각한 대재앙이었다.
놀라운 우연의 일치로 볼 수도 있지만 절대 우연이 아니다. 5대멸종은 단지 인간이 또 다른 멸종을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새삼스레 다시 생각해보게 된 것일 뿐이다.
지금은 새로운 멸종이 5대멸종에 견줄 수 있을지 확신을 하기에는 이른 시점이지만 곧 ‘여섯 번째 대멸종’으로 알려지기 시작할 것이다. 이 개구리와 자손들, 자손의 자손들은 다시는 우림의 바닥을 느끼지 못한 채 소독된 유리 수조 안에서 여생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그날 밤 폭우가 쏟아졌고 나는 관 같은 해먹에서 생생하고 복잡한 꿈을 꾸었는데 지나고 나서 생각나는 장면이라고는 환한 노란색 개구리가 담뱃대를 들고 피워대는 모습이었다.
멸종은 아마도 오늘날 아이들이 붙잡고 고민해야 할 첫 번째 과학 문제일 것이다. 아기는 아무 생각도 없이 장난감 공룡을 가지고 놀지만 두 살짜리 아이부터는 아주 모호할지라도 이 작은 플라스틱 장난감 공룡이 실제로는 굉장히 큰 동물이란 사실을 알고 있다.
만약 또래보다 습득이 빠른 편이라면, 아니 그렇지 않더라도 화장실 쓰는 법을 늦게 터득하거나 아직 기저귀를 찬 아이도 한때 수많은 공룡들이 살았었고 오래 전에 모두 죽었다는 사실을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잘 알고 있다. 만약 현대 인류가 그 시기에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네안데르탈인들이 아직까지도 야생 말과 털 코뿔소와 함께 생존했을 거라고 믿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벽화와 기호로 세상을 표현하는 바로 그 능력이 세상을 바꾸는 잠재력이 되었다.
또한 그것은 파괴의 능력이 되었다. 아주 작은 유전변이가 우리를 네안데르탈인과 구분 지었지만 매우 중요한 차이를 가져왔다. 인류의 운명은 각각의 방식으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 반인륜적인 말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결국엔 인간의 선택은 그리 가치 있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에게 주어진 현재라는 이 놀라운 순간에, 의도하지는 않더라도 우리가 어떤 진화의 길이 열릴지, 어떤 길이 영원히 닫힐지를 결정하고 있다.
다른 어떤 존재도 이러한 문제에 봉착한 적이 없으며 불행하게도 인류가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유산이 될 것이다.
출판사서평
지난 50억년간 이미 지구는 다섯 번의 대멸종을 겪었고 그로 인해 생물다양성은 급격히 떨어졌다. 현재 과학자들은 앞으로 다가올 여섯 번째 대멸종에 주목하고 있다.
소행성 충돌로 공룡이 멸종된 이래로 가장 파괴적인 상황에 맞닥뜨릴 거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그 멸종의 원인은 바로 인간일 것이다. <뉴요커>의 전속기자인 엘리자베스 콜버트는 솔직하고 유쾌한 문체로 인류가 왜 그리고 어떻게 지구를 이러한 상황 속으로 몰아넣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고대 바다를 연구하는 지질학자, 안데스 산맥에서 상승 중인 수목한계선을 함께 오르는 식물학자,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로 직접 뛰어드는 해양 생물학자 등 현장을 발로 뛰는 다수의 전문 연구원들과 조사를 진행한다. 이 책에서는 이미 멸종되었거나 멸종위기에 처한 파나마 황금개구리, 큰바다쇠오리, 수마트라 코뿔소 등 십여 종의 생물을을 소개하고 바로 우리 눈앞에서 사라져가는 생물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조르주 퀴비에, 라이엘, 다윈의 말을 빌려 멸종에 대한 이해도가 발전해온 길을 추적한다. 콜버트는 이 책에서 여섯 번째 멸종이 인류가 계속해서 짊어지고 나갈 유산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본질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새삼 깨닫게 될 것이다.
지금도 멸종은 계속되고 있다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지금도 멸종은 계속되고 있다. 환경이 변하거나, 지역을 대체하는 새로운 종이 유입되거나, 여러 가지 이유로 지속적인 멸종이 일어나고 있다.
생물이 자연적으로 멸종하는 정도를 배경멸종률이라는 지표로 나타낼 수 있는데, 현재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멸종은 배경멸종률을 넘어 ‘대멸종’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는 놀라운 결과가 이 책에 들어 있다. 지금까지 다섯 번의 대멸종이 있었다고 과학자들은 추측하고 있다. 그 다섯 번의 멸종의 역사는 이렇다.
첫 번째 대멸종 : 오르도비스기, 4억 4천3백만 년 전, 27%의 과와 57%의 속이 멸종
두 번째 대멸종 : 데본기, 3억 7천만 년 전, 19%의 과와 50%의 속이 멸종
세 번째 대멸종 : 페름기, 2억 4천5백만 년 전, 57%의 과와 83%의 속이 멸종
네 번째 대멸종 : 트라이아스 기, 2억 1천5백만 년 전, 23%의 과와 48%의 속이 멸종
다섯 번째 대멸종 : 백악기, 6천6백만 년 전, , 17%의 과와 50%의 속이 멸종
그리고 지금(인류세라고 지칭한다) 여섯 번째 대멸종이 일어나고 있다.
여섯 번째 대멸종의 원인은 인간인가?호모사피엔스라는 최초의 인류가 20만 년 전에 아프리카의 어느 지역에서 나타나고 약 4만 년 전에 지금 우리가 유럽이라고 하는 대륙에 도착했다.
이곳에는 우리의 또 하나의 조상인 네안데르탈인이 살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은 멸종했다. 인류의 길과 멸종의 길은 그 궤적을 같이한다.
다윈은 생물이 환경에 맞춰 진화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것은 진화란 무수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뉴욕 주 근처에 있는 동굴에는 수많은 박쥐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에 흰코증후군이라는 증상이 나타나더니 현재는 거의 멸종 상태에 가까워졌다. 흰코증후군은 호저온성세균이 원인인데, 미국이 아닌 곳의 박쥐는 이 세균에 면역력이 있다.
그런데 왜 미국의 박쥐만 멸종에 이르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관광객 때문이다. 세균이 퍼지는 속도보다 수십만 배 빠른 속도로 인간은 세균을 세계 곳곳에 실어 나르고 있다. 하루에 전 세계 어디라도 이동할 수 있는 인간의 속도는 다른 생물에게 재앙이다. 면역 혹은 진화에 이를 시간이 이들 생물에게는 없다. 또한 인간은 스스로의 편의에 의해 지역을 갈라 놓는다. 대형 고양이과는 삶을 위해 100제곱킬로미터가 필요하다. 그러나 인간은 그들의 지역에 도로를 놓는다.
도로 양쪽에 숲이 있기에 인간의 행동이 어떤 생물을 멸종시켰다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한다. 인간은 이렇듯 조금씩 조금씩, 그러나 지구라는 별에서 일어난 사건치고는 엄청난 속도로 대멸종을 이끌고 있다. 이 책 <여섯 번째 대멸종>은 대멸종을 인간이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역사적인 관점에서 시작해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멸종과 그 이유에 주목한다. 그리고 인간의 책임은 과연 어디까지인지를 묻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앉아 있는 횃대를 스스로 자르고 있는지는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