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82세에 시작하는 꿈보따리

이충주 2019. 4. 10. 10:37



82세에 시작하는 꿈보따리





감자 한통 깍아놓고 학교 구경하고 왔더니

엄마는 집에 들어 오지 말라며 몽둥이로 때리셨다

그것이 학교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결혼해서 남편이 글도 모르는 무식쟁이라고

아무 이유없이 욕을 하고 살았다네

글도 모르는 무식쟁이에

일까지 못하는 병신이라는 소리를 들을까 봐

하늘이 뱅뱅 돌 때까지 산속에서 죽어라고 일만했지요

아이들을 생각하며  참고 또 참으며 꼭 글을 배우고 싶었어요


내 나이 82세

가방을 메고 공부하러 가는 이 시간이 얼마나 감사한지

봉화 깊은 산속에서  눈물은 이제 잊어야지요

하늘에서 행여 나를부르시면

이제 공부를 시작했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저승에 있는 남편에게 서운했던 마음담아 편지 한통 쓰고

목사님께 내 삶을 마무리하며 감사편지 한장 쓰는 것이

이제 공부를 시작하는 작은 꿈보따리 주인의소원이라고


엄마의꽃시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