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꽃잎 인연/도종환

이충주 2019. 5. 27. 10:10

꽃잎 인연




몸 끝을 스치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마음을 흔들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저녁 하늘과 만나고 간 기러기 수 만큼 이었을까

앞강에 흔들리던 보름달 수 만큼이었을까

가지 끝에 모여와 주는 오늘 저 수천개의 꽃잎도

때가 되면 비오고 바람 불어 속절없이 흩어지리

살아 있는 동안은 바람불어 언제나 쓸쓸하고

사람과 사람끼리 만나고 헤어지는 일들도

빗발과 꽃나무들 만나고 헤어지는 일과 같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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