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당신들의 적이란 말인가
그토록 빠르고 은밀하게
나무를 죽이다니
도대체 나무가 당신들의 적이란 말인가
새들은 낯설게 변해 버린 터전에서
당황한 듯 이리저리 헤매고 있다
새들에게도 돌아갈 고향이 있다는 것을
당신들은 몰랐단 말인가
낯익은 보금자리를 아무리 찾아봐도
이제는 소용이 없게 되었다
당신들은 여왕벌의 씨를 말렸고
나무의 땅에서 생명을 빼앗았다
지금부터 당장이라도
한 그루의 나무를
사람처럼 받들지 않는다면
우리 모두는 쓸쓸한 땅에서
돌처럼 굳어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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