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단풍드는날/도종환

이충주 2019. 5. 20. 09:45

단풍드는날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방하착

제가 키워온

그러나 이제는 무거워진

제 몸하나씩 내려 놓으면서


가장 황홀한 빛깔로

우리도 물이 드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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