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아 나를 묻어다오
바람아 나를 묻어다오
정든 이 아무도 오지 않고
떠도는 저녁과
대지의 고요한 숨결만 찾아든다.
너처럼 자유로웠던 나
너무도 살고 싶었던
바람아,
보아라,
아무도 돌봐주는 이 없는 차디찬 내육신을.
저녁이 만들어준 어둠의 옷으로
이 검은 상처를 덮어다오.
내 위에서 시를 읽어다오.
푸른 안개를 말해다오.
마지막 잠이 들
외로운 내 영혼을 위하여
나의 봄을 위하여
키다리 부초처럼 울어다오 바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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