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우편번호
오늘 아침 내가 띄운 봉합엽서에는
손으로 박아 쓴 당신의 주소
당신의 하늘 끝자락에 우편번호가 적혀 있다
길없어도 그리움 찾아가는
내 사랑의 우편번호
소인이 마르지 않는 하늘 끝자락을 물고
새가 날고있다
새야, 지워진 길 위에
길을 내며 가는 새야
간 밤에 혀끝에 굴리던 간절한 말
그립다, 보고 싶다'뒤척이던 한마디말
오늘 아침 내가 띄운 겉봉의 주소
바람이 불고 눈 날리는 그 하늘가에
당신의 우편번호가 적혀 있다
나는 오늘도 편지를 쓴다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여인의 이름
수신인의 이름을 또렷이 쓴다
어 머 니
새야
하늘의 이편과 저편을 잇는 새야
사람과 사람사이
그 막힌 하늘길 위에
노작교를 놓는새야
오늘밤 나는 그녀의 답신을 받았다
흰 치마 흰 고무신을 신으시고
보름달로 찾아오신
그녀의 달빛 편지
나는 그녀의 우편번호를 잊은 적이 없다
어머니,나의어머니시집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