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어머니의 맷돌

이충주 2019. 4. 4. 11:45

어머니의 맷돌



맷돌을 돌린다


숟가락으로 흘려 넣는 물녹두


우리 전 가족이 무게를 얹고 힘주어 돌린다


어머니의 녹두,형의 녹두,누나의 녹두,동생의 녹두


눈물처럼 흘려 내리는 녹두물이


빈대떡이 되기전까지


우리는 맷돌을 돌린다


충무동시장에서 밤 늦게 돌아온


어머니의 남폿불이 졸기 전까지


우리는 켜켜이 내리는  흰 녹두물을


양푼으로 받아 내야 한다


우리들의 허기를 채우는 것은 오직


어머니의 맷돌뿐


어머니는 밤낮으로 울타리로 서서


북풍을 막는다


녹두껍질을 보면서 비로서 깨친다


어머니의 맷돌에서


지금도 켜켜이 흐르고 있는  것


물녹두 같은 것


아아, 그것이


사랑이었음을!


                                                    어머니,나의 어머니시집중(김종해,김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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