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맷돌
맷돌을 돌린다
숟가락으로 흘려 넣는 물녹두
우리 전 가족이 무게를 얹고 힘주어 돌린다
어머니의 녹두,형의 녹두,누나의 녹두,동생의 녹두
눈물처럼 흘려 내리는 녹두물이
빈대떡이 되기전까지
우리는 맷돌을 돌린다
충무동시장에서 밤 늦게 돌아온
어머니의 남폿불이 졸기 전까지
우리는 켜켜이 내리는 흰 녹두물을
양푼으로 받아 내야 한다
우리들의 허기를 채우는 것은 오직
어머니의 맷돌뿐
어머니는 밤낮으로 울타리로 서서
북풍을 막는다
녹두껍질을 보면서 비로서 깨친다
어머니의 맷돌에서
지금도 켜켜이 흐르고 있는 것
물녹두 같은 것
아아, 그것이
사랑이었음을!
어머니,나의 어머니시집중(김종해,김종철)